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둡, 애정을 담아 그려내는 인물의 온도


©mood.doop



Editor comment


인물을 비추는 빛, 그 순간의 온도, 둘러싼 배경과 소품이 모두 어우러져 그 사람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이 있다. 이런 빛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얼마나 그 인물과 마주하였을지, 어느 정도로 애정을 담아내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둡 작가의 그림을 보면 된다.


인물을 ‘색을 담을 수 있는 존재 중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는 둡 작가는 겹겹이 색을 채워 올리면서도 맑은 느낌을 자아내는 몽환적인 분위기로 그 사람만의 아우라도 함께 표현해 낸다. 눈빛마저도 담아내서일까, 내 마음속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게 만드는 인물을 보면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이번 early 인터뷰는 인물이 가지는 순간의 온도와 분위기를 종이 위에 녹여내는 둡 작가의 이야기에 함께 빠져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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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은 그리면 그릴수록

색을 담을 수 있는 존재 중 가장 아름답다는 걸 느껴요."



작가와 작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둡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작가님의 시작이 궁금해요. 그림 그리는 것을 언제부터 좋아하셨나요?

아주 어렸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겠지만 그건 너무 까마득한 이야기겠죠? 대학교 2학년 때 편입 준비를 하면서 1년 휴학을 했었는데 거기에 계획에 없던 휴학을 1년 더 하게 되면서, 그러니깐 총 2년 동안 저만의 시간이 생겼던 적이 있어요.


지원하고자 했던 전공을 위해 영상 관련 프로그램들을 공부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내가 원하는 길을 다시 찾아가기 위해서 잠시 멈춰있는 중일 뿐인데도 생각보다 그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힘들었던 걸로 기억해요. 모두들 원하는 길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는 과정에서 나만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온 것 같다는 생각에 종종 우울감을 느끼곤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아무 생각 하지 않고 몰두할 것이 필요하던 중 아예 낯선 분야는 두렵겠다, 가장 좋아했던 그림을 다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 입시 이후로 잠시 놓고 있었던 그림을 낙서처럼 한 장씩 그려오던 게 지금까지 즐겁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마 그때 휴학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림을 다시 시작하진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종종 해요. 그때 잠시 멈춰 섰던 시간들이 저에겐 또 새로운 길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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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지금은 인물화에 정착을 하셨어요. 인물 드로잉의 매력을 알려주세요.

인물은 그리면 그릴수록 색을 담을 수 있는 존재 중 가장 아름답다는 걸 느껴요. 날씨가 변할 때마다 달라지는 자연처럼 사람도 감정에 따라 분위기의 온도가 달라지고 그런 것들을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게 가장 즐거워요. 물론 항상 뜻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요, 하하.


거기다가, 나도 모르고 지나쳤던 내 감정이 그림에 그대로 담기는 것을 느끼기도 해요. 인물의 눈빛과 표정에서 위안을 느끼고, 그리는 과정에서 내 마음속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위로가 나 자신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전달된다는 게 참 감동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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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를 위해 사용되는 선 하나하나 그리시는 인물에 대한 애정이 가득해 보여요. 실제로도 그림 한 장을 그리려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하고요.

맞아요.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얼굴을 이렇게 세밀하게 눈에 담아볼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오래도록 마주하게 되는 시간이에요.


그만큼 한눈에 끌리는 인물들 위주로 더 많이 그리게 되는 것 같아요. 꼭 외형적인 이미지보단 인물이 풍기는 느낌이요. 그래서 지금 쓰고 싶은 색감과 분위기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들을 고르는 편이에요. 보고 그린 사진과 또 다른 분위기가 표현된다는 게 재밌기도 하고요. 계획적일 것 같지만 사실 마음 가는 대로 그리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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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색연필을 이용해서 굉장히 투명한 색감을 연출하시는 것이 대단해요. 이런 표현을 위해 따로 노력하시는 것이 있나요?

마음의 상태에 따라 표현이 그대로 담기기 때문에 급하지 않게 천천히 그려내려고 해요. 그리고 부드럽고 세밀한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도구의 끝을 최대한 뾰족하게 유지하며 그리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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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아이패드로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셨죠. 연필과 색연필 드로잉, 아이패드 드로잉 각각의 매력을 알려주세요.

연필은 사각사각 소리와 냄새만으로도 기분 좋게 만드는 것 같아요. 색연필은 색을 다채롭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색연필 브랜드별로 미묘하게 다른 색상들을 모으는 것도 재밌어요. 팔레트 칸을 하나씩 늘려가는 기분이에요.


아이패드는 손으로 그린 그림으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공간과 빛까지 표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연습하면서 조금씩 익혀가는 중인데 더 깊이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작가의 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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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완성된 그림뿐만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과정도 자주 남겨주시곤 해요.

꽉 채워져 있는 완성된 그림보다 불완전하지만 채워지고 있는 순간이 좋을 때가 더 많다고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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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을 그릴 때 눈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눈은 직접적인 단어로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눈이 크게 나오는 구도로 그림을 연출하시는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피드를 쭉 보다 보면 전체적으로 얼굴이 가까이 다가온 컷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는 없고, 얼굴에 많은 묘사와 표현을 담다 보니 멀리서 보는 것보단 크게 보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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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께서는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최근까지도 내 그림에도 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욕망 비슷한 게 있었어요. 하지만 그럴수록 그림을 편안하게 표현하는 게 아니라 계획하려고 하더라고요. 그저 제 그림을 통해 어떤 종류의 느낌이던 ‘좋다’라고 느끼셨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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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장인'이라고 불리시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팬분들의 댓글 중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평소에 소통을 잘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괜히 부끄러워집니다. 저에게 큰 힘이 되어준 댓글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지금까지 그림 그려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제가 지치고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 일으켜 세워준 말씀이었어요. 함축된 의미는 다양하겠지만 내 그림이 그분께도 힘이 된 순간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작가의 성장



지금의 ‘둡’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다고 하셨어요. 인생에서 가장 몰입했던 경험을 공유해 주세요.

가장 몰입한 순간은 온라인 클래스를 만들던 때인 것 같아요. 졸업 작품 이후로 오로지 내 그림만으로 이뤄진 콘텐츠를 스스로 기획하고 제작하는 경험이 처음이어서 그런지 고민도 많이 하고 그만큼 애정도 많이 쏟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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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클래스 101의 온라인 클래스의 인기가 정말 많아요. 클래스를 시작하기 전과 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무언가를 알려주고 가르쳐 본 경험은 입시 미술 강사 때뿐이어서 가르친다는 일이 즐거움보단 부담스럽고 긴장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지금은 즐겁고 보람을 느끼는 순간들이 많아서 인식이 많이 바뀌게 된 것 같아요.


그림이라는 매개체로 많은 분들을 만나서 소통하게 된다는 것도 매력적이고 저 또한 그분들께 엄청난 에너지를 받아요.



인스타그램 계정을 처음 운영하시던 2014년에서부터 지금까지의 그림체 변화가 돋보여요. 예전보다 둡 작가님만의 그림체가 확고해지신 것 같은데, 어떤 과정들이 있었을까요?

제 그림의 분위기나 정체성은 저의 그림들을 좋아해 주시고 지켜봐 주신 분들이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그림과 가장 잘 어울리는 키워드나 카테고리를 명쾌하게 잡아주시더라고요. 제 그림만의 장점이 어떤 것인지 헷갈리고 고민될 때 늘 많은 도움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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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드로잉을 독학으로 공부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방법으로 독학하셨나요?

우선 사진과 실제 얼굴을 많이 관찰하면서 특징을 잡아내는 연습을 많이 하며 잘 그릴 수 있는 이론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보단 눈과 손이 먼저 감을 잡을 수 있도록 계속 틀리고 망쳐가며 익혔던 것 같아요. 정답을 먼저 알고 문제를 풀기보단 틀리고 나서 정답을 보니까 왜 틀린 건지 한 번에 이해가 되더라구요.


이 방법의 장점은 망치는 것에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어떻게든 계속 연습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거예요. 대신 단점은 많이 지칠 수 있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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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사람이 무언가를 그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빼고 봤을 때 누군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고 하셨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좋아하다 보니 그 일을 하는 나 자신이 제일 중요하고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그 생각이 그림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절대 놓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나 자신을 괴롭히기도 했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니까 힘들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이 제대로 쉬지 못하게 했던 것 같아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만 자꾸 커져서 과정보단 결과에 집착하게 되고 그저 순수하게 그리는 걸 좋아하는 마음을 가렸던 게 아니었나 생각해요. 내 속도에 맞게 잘 나아가고 있었을 텐데 불필요하게 많이 흔들리거나 넘어지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요즈음 작가님의 정체성은 이전보다 확고해지셨을까요?

얼마 전 예상치 못하게 건강 이상으로 인한 고비를 겪고 난 이후로 그 생각이 뒤집히게 되었어요. ‘어떤 걸 하는’ 나보단 ‘나’ 자체로도 충분히 괜찮다는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작업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고민하지 않고 편안하게 유영하듯이 그냥 손이 가는 대로 맘껏 그리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간 그림들을 모아서 책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둡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편안한 사람, 앞으로가 더 궁금해지는 사람.





TMI PARTY🤹‍♂️



앞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사용해보고 싶으신 도구가 있으신가요?

언젠간 유화를 꼭 사용해보고 싶어요.



연필 드로잉 vs 색연필 드로잉 vs 아이패드 드로잉 중 가장 좋아하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정말 고르기 어려운 질문인 것 같은데... 꼭 골라야 한다면 색연필이 좋아요. 쓸 수 있는 색들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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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 좋아하시는 색을 알려주세요!

파란색에서 보라색으로 넘어가는 색감들과 회색이 많이 섞인 저채도의 색감들을 가장 좋아해요. 대체로 푸른빛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날씨도 화창한 날 보단 비 오는 날을 더 좋아하고, 낮보단 해가 넘어가는 시간대를 좋아해서 그런지 색감들도 그런 느낌이 나는 색들이 좋아요. 그래서인지 원색을 잘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아이돌을 주로 그리시는데, 혹시 K-POP에 진심이신가요?) 그리신 인물 중에 가장 애정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피드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진심인 편입니다.. 하하.



작품마다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서명이 정말 간결하면서도 예뻐요. 솔직히 몇 번 만에 완성하셨나요?

한 5번 정도 만에 만들어진 것 같아요.




작가님의 작품을 3가지 키워드로 말해주세요.

순간, 꿈, 몽환.





#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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