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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몽환 속의 소녀들



©cleanday

Editor comment


파이 작가가 그려낸 인물과 눈을 한 번 마주치면 시선을 떼기가 여간 쉽지 않다. 반짝거리는 눈빛에 한 번, 몽환적인 분위기에 한 번 더 눈길을 빼앗겨 오랫동안 그림을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에는 다양한 소녀들이 등장한다. 일상 속의 모습들을 한 소녀들은 일상적이지 않은 색으로 채워져 파이 작가만의 독특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디테일한 배경과 캐릭터를 통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구축해 마치 애니메이션 속 한 장면처럼 작품에 생생함을 주는 파이 작가는 최근 《80’s Sonyeo》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통해 작가만의 개성을 더욱 확고히 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Interview



파이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색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작가와 작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러스트레이터 파이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한국에서 활동한지 올해로 7년 차가 되었네요, 광고와 출판 일러스트 쪽에서 일을 하고 있고, 소녀와 자연에 대해서 그림을 그립니다. 대표작으로는 <꽃길-세정>앨범 자켓 일러스트, <코레일>달력 일러스트, 구글, 네이버 로고 작업이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본명인 채세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 그리시는 인물 중 '눈 밑에 점을 가지고 있는 단발머리 소녀'는 작품에 특히 자주 등장하는 듯해요.

제가 좋아하는 저만의 캐릭터인데요, 단발머리가 장발머리보다 그림에서 더욱 매력적인 것 같아서 그리게 되었어요. 얼굴의 점이 포인트가 되어 캐릭터가 더욱 예쁘게 보이도록 하는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이 이 캐릭터를 보며 저를 많이 닮았다고 하기도 했는데, 예전에 제가 단발머리를 해서 더욱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cleanday




인물의 눈동자를 화려하게 표현하시곤 해요. 눈을 표현할 때는 어떤 지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사람들을 볼 때나, 이야기를 나눌 때 자연스럽게 눈을 보게 되는데, 눈에는 많은 표정과 생각이 담겨 있고 성격을 잘 나타낸다는 생각이 들어 그림을 그릴 때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눈을 어느 정도 뜨고 감고 있는지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과 속눈썹에 대한 표현이나 눈동자 색이 어울리는지를 고려하여 작업을 합니다.




맞아요, 작품 속 인물들을 보면 성격이 보이는 것 같아요. 멈춰 있는 이미지 안에서도 그 인물만의 성격과 특징을 잘 드러내시는 것 같은데, 평소 인물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나신 편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만화 캐릭터를 자주 그렸었는데, 그때 얼굴 표정을 많이 관찰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눈치가 빠르다거나 사람들 기분을 잘 알아차리는 것 같다는 이야기는 좀 듣는 편입니다!




또 파이 작가님의 그림 하면 독특한 색감과 분위기를 빼놓을 수 없죠. 특히 분홍 계열의 색감을 잘 활용하시는 것 같은데, 작품의 분위기를 조성할 때 작가님이 가장 신경 쓰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사실 분홍색은 캐릭터의 살색을 표현할 때, 쿨톤 계열의 색을 좋아하다 보니 분홍빛이 많이 돌게 되었는데요, 전체적으로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색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작가의 가치관



작업에 대한 애정이 정말 많으신 것이 느껴지네요. 그중에서도 가장 재미있게 작업하신 작업물이 궁금해요. 꼽아 주실 수 있나요?

©cleanday


이 그림을 선택하고 싶어요. 최근에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의 신’을 상상해서 그려본 작업물인데요, 제가 바다와 바닷속 생물들, 시원한 여름이 가져다주는 느낌을 무척 좋아하는데 이 그림을 그리며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 만족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해파리와 오징어를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바다와 소녀의 머리카락이 서로 대비를 이루도록 색감을 선택했어요.




작품에서 아기자기함, 차분함과 몽환적인 분위기가 함께 느껴져요.

제가 그리는 그림의 대부분은 외출해서 길거리를 걷거나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뇌리에 스쳐 지나가는 장면, 혹은 꿈에서 나온 장면들을 보통 그리는 편이에요. 그때 받았던 독특한 감각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편입니다. 딱 어떤 문장으로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꿈속에서 본듯하기도 하고 어쩐지 몽상하는듯한 느낌을 나타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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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작업을 해오셨는데 작가로서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없으셨나요?

끊임없이 작업을 하다 보면 지치고 번 아웃이 오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저는 최근에 (번 아웃이) 왔는데, 클래스를 준비하면서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그림을 그리려다 보니 작업에 대한 흥미를 조금 잃었었어요.




그 힘듦을 극복하셨다면, 이겨낼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동안 바빠서 보지 못했던 좋아하는 그림들을 찾아보고, 새로 알게 된 작가님들의 그림도 보고, 이야기도 같이 나누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작업 의지를 다졌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좋은 작품'이란 어떤 작품일까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잘 나타낸 작품이 좋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개성이 넘치는 작업이나 밀도가 높은 작업도 좋지만,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느낌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작가가 의도하고자 하는 바와 다르게 읽혀 오해를 사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물론 거기에 밀도와 개성이 더해진다면 더욱 좋겠지요.



©cleanday





작가의 성장




세정 <꽃길> 앨범 아트를 맡으셨는데, 작품의 분위기와 노래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작업은 어떻게 맡게 되셨나요?

‘꽃길’ 세정은 제가 한창 소녀와 작은 소녀들, 많은 꽃이 있는 작업들을 했을 때 들어온 작업인데, 처음으로 의뢰받은 앨범 커버 일러스트 작업이었어요. 메일과 함께 전화가 왔었던 것 같은데 담당자님이 어떤 프로젝트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의뢰를 승낙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음악을 먼저 듣고 어울리는 느낌으로 표현하는 작업이었는데, 미공개된 음원을 들을 때는 정말 신기했어요!


앨범 커버뿐만 아니라 여러 콜라보 작업을 통해 다양한 그림을 그리셨어요. 그 과정에서 개인으로서나 작가로서 성장한 부분이 있나요?

네, 물론이죠. 먼저 일러스트 작업물이 예전에 비해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치 작품이 나이를 먹는 것처럼 말이죠. 특히 어려운 작업물이나 고생했던 작업을 한번 끝내고 나면 그림이 크게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인들에게도 그런 말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실제로 최근에 제 캐릭터들도 나이를 먹은 것처럼 소녀에서 점차 성인 여성처럼 되어간다는 느낌도 들고요.


©cleanday





<서울 일러스트 페어>에 참여하셨을 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요, 그중에서 기억 남는 것이 몇 가지 있어요. 제 부스에 방문하셔서 묵묵히 작품을 구경하시고 제품들을 고르시더니 제게 조용히 다가와 팬이라며 악수해달라고 하신 분, 그리고 사인해달라고 하신 분,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신 분들이 생각납니다. 일러스트 페어 부스를 지키면서 꽤 지쳐있었는데 그렇게 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굉장히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제가 쓴 글과 그림으로 출판을 하고 싶어요! 항상 글 작가님들의 글에 일러스트만 작업을 하다 보니 저도 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개인전이나 단체전처럼 큰 전시에 참여해보고 싶어요.




©cleanday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에 남고 싶으신가요?

작가로서 꾸준하게 자기 스타일을 오랫동안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제 스타일을 꾸준하게 보여주면서도 변함이 없는 작가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TMI PARTY 🤹‍♂️



많은 외주 작업과 개인 작품을 만드느라 개인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요. 여유가 있을 때 작가님이 가장 즐겨 하시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여유가 있을 때는 기타, 피아노 등 악기를 연주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요즘에는 ‘칼림바’라는 악기를 알게 되어서 열심히 연주하고 있는데요, 실로폰처럼 생긴 쇠 건반을 손톱으로 튕겨서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소리가 오르골 소리처럼 은은해서 최근에 인기가 많은 악기로 떠오르고 있어요! 연주 영상도 재미 삼아 찍어 유튜브에 몇 개 올리다 보니 부캐로서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파이 작가님의 칼림바 연주



애니메이션을 전공하셨는데, 혹시 그림에 모션을 적용하시거나 애니메이션을 작업하실 계획도 있으신가요?

요즘에 《80’s Sonyeo》(80년대 소녀)라는 이름으로 레트로 시티팝 느낌의 소녀들을 애니메이션을 적용해 간단한 gif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2개 정도 공개를 했어요! 시리즈물로 해서 앞으로 계속 작업해나갈 예정입니다. 현재 계획으로는 한 50개 정도의 작업물을 생각하고 있는데,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80’s Sonyeo》 ©cleanday


이 작품들은 또한 현재 NFTarts로 Opensea에서 판매 중이에요. 이 소녀들뿐 아니라 기존에 작업했던 작품들에도 애니메이션을 적용해서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가장 애정 하는 작업물을 소개해 주세요.

《the Girl, Cat, Butterfly and..》 ©cleanday



이 작업물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the Girl, Cat, Butterfly and..》라는 작품인데요, 작업했던 그림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그림이기도 하고 저도 감성을 많이 나타내려고 노력했던 작품입니다. 겨울 시즌에 따뜻했던 봄과 여름을 떠올리며, 빨리 여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몬스테라의 푸릇푸릇함과 여름의 정서, 기대감이 넘치는 소녀의 표정에 집중해서 그렸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세 가지 단어로 표현해 주세요!

소녀, 자연, 몽환적.

Girl, Nature, Dreamlike.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이

#파이 인스타그램 @clea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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