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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잼,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그림


©_kim_jam



Editor comment


정형화된 모양에서 벗어나 둥글고 말랑말랑하게 그려진 김잼 작가의 그림은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그만이 그려나가는 색 안에서 자연스레 움직인다. 그는 인터뷰에서 강아지와 고양이, 빵을 좋아한다고 말해주었는데, 그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도 이것들의 '말랑말랑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요소를 모두 담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전문가들은 진작 이런 부분을 알아본 덕인지 이미 각종 브랜드와의 협업 러브콜이 쇄도 중이다. 한창 바쁘게 작업을 이어나가는 와중에서도 ‘자유롭게 그리는 그림’의 매력을 알려주기 위해 참여형 그림책 《collaboration》을 직접 출판하기도 한 작가가 가진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했다.


이번 early의 인터뷰는 이처럼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김잼 작가의 취향과, 작가로서의 이야기를 조명해보았다.

Interview



김잼


" 뻔하지 않고 잔상이 남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작가와 작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잼입니다.




‘김잼’이라는 활동명의 뜻이 궁금해요. 재미있는 그림이라는 뜻일까요?

별다른 필명 없이 본명으로 작업하다가 각인되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김잼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어요. 큰 의미를 담은 이름을 만들고 싶었는데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아서 단순하게 재밌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에 김잼이라고 지었어요. 잼이라는 이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국적이 어딘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서 잘 지은 것 같아요.




지난 십여 년간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셨는데, 지금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계세요. 일을 하시다가 일러스트레이터를 전업으로 삼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2007년 10월부터 디자이너로 일을 해왔는데 진득하게 그 일만 한건 아니었어요. 남들이 보기엔 비슷해 보이는 일들이긴 한데, 처음에는 영화 프로모션 하는 에이전시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어요. 이과에 공대 출신이었는데 영화를 좋아해서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서 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타이틀 시퀀스를 만들고 싶어서 모션그래픽을 하기 시작했고 포스트프로덕션에서 TV cf 작업을 했었어요. 또 그러다가 기업에 들어가서 브랜드 디자인을 했었고 그만두고 사진 찍는 일도 잠깐 했었고요.


이것저것 거의 쉬지 않고 일했던 것 같아요. 그래픽 디자이너든 모션그래픽이든 화려한 테크닉 작업을 할수록 기본 아트웍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고 점점 일러스트레이션의 매력에 빠졌던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퇴사를 하고 전업 프리랜서가 된 건 이제 1 년 차 이긴 하지만 오래 전부터 사부작 사부작 퇴근해서나 주말이나 계속 그렸어요.


퇴사를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투잡으로 일러스트레이터 일을 하였었는데 부업이었던 일이 점점 많아져서 회사를 다녀야 할 필요성을 굳이 못 느껴서 그만두었어요.



©_kim_jam



프리랜서로 뛰어들었을 때 두려운 점은 없으셨는지요?

두려움이 많았어요. 월급쟁이는 따박따박 받는 월급이 있는데 프리랜서는 제가 일하지 않으면 다음 달 카드 값을 못 내는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는 결단을 내리는 데 몇 년이 걸렸던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고정적으로 계약된 수입원이 있었고 그 수입이 생활하는데 충분한 금액이어서 퇴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불안정한 생활이긴 하지만 내 생활을 내가 주도할 수 있어서 지금은 아주 만족합니다.



©_kim_jam



정형화된 인체 모양이 아닌 둥글둥글하고 자유분방한 모습이 오히려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것 같아요. 이런 그림체를 가지게 된 이유가 있나요?

제가 좀 통통한 편이어서 제가 그리는 인물들이 둥글둥글한 것 같아요. 그림은 최대한 정형화되지 않게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그린 그림을 봤을 때 소재나 스타일이 달라도 제가 그렸다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많이 연구하고 많이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_kim_jam



수채화 같기도 하고, 색연필 같기도 한 몽글몽글한 느낌이 특징이에요. 작업 방식이 어떻게 되나요?

예전에는 수채화로 그렸어요. 요즘에는 아이패드를 이용해서 그리는 편이에요. 언제 어디서나 아이패드만 들고 가면 작업실이 되니까 좋은 것 같아요.




몇 가지 작업물에서 모션이 들어간 것을 보았는데, 모션 작업도 직접 하시는 건가요?

제 작업에 모션이 들어간 작품들은 상업 작업일 거예요. 저는 일러스트레이션만 하고 레이어 분리만 해서 드려요. 일러스트에 더 집중하고 싶기도 하고 모션그래픽을 직업으로 일했을 때 너무 일을 고되게 해서 지금은 안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추후에는 모션 작업을 해볼 계획만 하고 있어요.





작가의 가치관


작가님의 그림은 따뜻한 에너지를 품고 있는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 그림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상업 작업이 아닌 경우에 저는 저를 위해 그림을 그려요. 제 생각과 감정 그릴 때의 느낌을 표현하는 편이에요. 특별히 뭔가 큰 메시지가 있다기보다는 그릴 당시의 저를 기록한다는 의미로 그려요.



©_kim_jam



그렇다면, 작가님에게 그림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림은 이십 대 시절부터 혼자 하던 취미였어요. 이걸로 뭔가 돼야겠다는 생각보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표현되는지 궁금해서 계속 그림을 그렸어요. 지금은 밥벌이이자 일상이 되었고요. 제 인생에서 그림을 빼면 뭐가 남을까 생각해 봤는데 그렇다면 아주 많은 부분이 빠지는 것 같아요. 저에게 그림이 없었다면 아주 무료하고 재미없었을 것 같아요.




작년에 참여형 그림책 《COLLABORATION》을 직접 독립출판 하셨어요. 작가님이 그린 그림 위에 독자가 직접 그림을 그린다는 점이 무척 재미있는데, 이 책을 처음 기획하게 된 의도를 알려주세요!

독립출판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뭔가 책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어떤 책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책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직업으로 그림을 그리다 보니 매일 스케치를 하고 컬러링을 해요. 그래서 시중의 컬러링북은 저에게 일 같은 느낌이라 컬러링 북보다 협업할 수 있는 책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림이라는 게 잘 그린다는 정답이 없고 자신의 스타일로 그리면 그만이잖아요. 사람들은 그림을 잘 그리려고 하니까 어려워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흰 종이만 보면 막막하고 뭘 그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일부분 그려놓고 거기 위에 독자가 막 그리다 보면 그림의 매력을 알지 않을까 해서 만들었어요.



《COLLABORATION》 ©_kim_jam




그리고, 그 기획의도를 드러내기 위해 책에서 가장 정성을 쏟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어떻게 하면 독자에게 그림 그리는 문턱을 낮출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을 신경 썼어요. 잘 된 것 같지는 않지만 이러면서 배우는 거죠.





작가의 성장



1년 동안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시면서, 맨 처음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개인적으로나 작가로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지난 1년간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그림 외적으로 계약서 작성 등등 다양한 클라이언트분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저에게 자양분이 되었어요. 그리고 상업 작업을 하면서 제 그림에도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맞아요. 신세계 백화점, 마리몬드, 빅히트 등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콜라보 작업을 하셨죠.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물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모든 기업들이 다 기억에 남지만 최근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작업했던 위버스 매거진이 기억에 남아요. 릴리즈 된 후 많은 아미분들로부터 응원의 디엠을 받았거든요. 그런 작업은 다시는 없을 것 같네요.


팬데믹 이후 팬들이 사는 이야기에 관한 일러스트 ©_kim_jam



팬데믹 이후 팬들이 사는 이야기에 관한 일러스트 ©_kim_jam


팬데믹 이후 팬들이 사는 이야기에 관한 일러스트 ©_kim_jam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저는 앞으로도 프리랜서를 계속하는 것이 목표예요. 프리랜서는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야 가능한 거잖아요. 아직은 다행히 운 좋게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지금처럼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그리고 그림이 활용되는 분야가 정말 많다는 것을 하루하루 느끼고 있어요. 늘 새롭고 흥미로운 작업들이에요. 앞으로도 제가 해보지 못한 분야의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전시나 출판을 하고 싶지만 시간이 잘 나지 않아서 좀 오래 걸릴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나요?

뻔하지 않고 잔상이 남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TMI PARTY 🤹‍♂️



김잼 작가님이 사용하고 계신 프로필 이미지는 강아지를 들고 있는 사람이에요. 왜 그 그림으로 프로필을 사용하게 되었나요?

이 그림을 초창기에 그렸던 그림인데 저의 색을 가장 많이 나타내주는 그림 같아서 프로필로 사용했는데 그 뒤로는 귀찮아서 못 바꾸고 있어요. 이걸 보고 제가 남자인지 아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저는 여자인데 다른 사람 같은 느낌이 들어서 계속하고 있어요.




작가님의 그림을 담은 패브릭 포스터나 달력 등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특히 사랑받는 것 같아요. 작가님은 어떤 인테리어 스타일을 추구하는 편인가요?

저는 전체적으로는 심플하고 모던한 인테리어를 좋아해요. 다만 작업실만큼은 제 그림 가득하고 투 머치 하게 하는 편이에요.



작업 공간



작가님이 힐링을 위해 하는 취미 활동을 알려주세요!

취미활동은 불행히도 없네요. 취미이던 그림이 직업이 되었지만 개인작업은 취미로 하니까 취미가 그림이 되기도 하겠네요. 여행이나 잠자는 것 말고는 딱히 취미가 없어요.




작가님 그림에서는 강아지가 꽤 많이 등장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그림에는 자신이 반영되고 싶지 않아도 반영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리다 보면 제가 좋아하는 강아지, 빵 이런 것들이 자주 등장해요. 제가 좋아하니까 계속 그리고 싶어요. 그리고 강아지는 일단 귀엽잖아요. 강아지는 너무 좋아요.





#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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