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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야다 스튜디오, 여유로운 노년의 기록




EDITOR COMMENT


지금의 일상에 치이느라 몇 년 후, 당장 내일의 내 모습까지도 상상하지 않는 우리에게 여유 가득한 우야다 스튜디오의 그림은 막연했던 마음에 큰 해방감을 안겨준다. 우리는 흔히 노년을 황금빛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열정 넘치는 붉은색이거나, 생명력 가득한 초록빛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노인이라고 불릴만한 나이가 되었을 때쯤, ‘나는 이렇게 살고 있으면 좋겠다’의 그 ‘이렇게’를 제시해 주는 우야다 스튜디오와 만나 노년의 삶을 담아내는 이유를 들어보았다.


나이든 나의 모습을 마음껏 상상하게 만들어주는 그의 그림은 앞으로 어느 방향을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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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노년의 모습을 그리는 이유


안녕하세요 작가님! 자유롭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우리 세대의 나이 듦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우야다 스튜디오입니다.




누구나 겪게 될 순간이지만, 아무나 쉽게 그리지 않았던 주제인 ‘노년’이라는 주제를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우리 세대에게 '나는 어떻게 늙어가고 싶은지' 그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29살에서 30살이 될 때, 흔히들 '꺾인다'라는 표현을 하잖아요. 다들 무슨 나이를 먹으면 큰일이 나는 것처럼요. 저는 나이 드는 것이 두려워해야 할 일인가 싶었어요. 왜 우리는 나이 듦을 두려워할까요? 제 생각에는 어떻게 늙었으면 좋겠는지 생각해볼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리고 한때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저는 젊은 사람을 관찰하고 그리는 것보다 나이 든 사람을 그리는 것이 더 재미있었어요. 젊은 사람은 아름답다, 싱그럽다의 느낌이 전부였다면 나이 든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을 상상할 수 있는 느낌? 하하.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시게 된 시기는 언제부터인가요?

원래 일러스트레이터가 꿈이었지만, 순조롭게 일러스트레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20대 초반에는 불안감이 컸죠. 그래서 처음엔 디자인 회사에서 고정 수입을 받으면서 일을 하다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그만두었어요. 그 당시에는 일을 그만두고 1년 정도 놀고 방황하며 보냈었는데, 실은 그 시기가 저에게 꼭 필요했던 것 같아요. 놀면서 정리가 많이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때 여행도 많이 다녔었어요.



얼큰한 여름밤 ©우야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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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눈에 담긴 할매 할배들


작가님 작품에서는 할매 할배 뿐만 아니라 바다 배경이 참 많이 등장하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사실 저는 길을 다닐 때 사람을 잘 안 보는 편이에요. 목적지만 바라보고 가는 타입인데, 여행지에서도 비슷했어요. 도시를 가든, 유적지를 가든 봐야 하는 대상은 딱히 사람은 아니었죠. 그런데 해변가에서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보니까 사람이 먼저 보여요.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게 노인분들이었어요. 생명력이 가장 강한 여름이라는 계절과 노인에게 있는 열정과 에너지가 함께 더해져 더 크게 와닿았죠.


겨울의 노인은... 어쩐지 쓸쓸한 분위기가 나는 것 같아서 그림에 잘 담아지지 않더라고요. 어둡고 우울한 노년은 그리기는 싫었어요. 가장 싱그러운 건강함을 담고 싶다 보니 여름의, 또 해변가의 노인을 많이 그리게 되는 것 같아요.



Way too Hot / Hamburger Grandma ©우야다 스튜디오




아,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는 어떻게 달랐나요?

엄마와 함께 3주 동안 유럽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유럽에서는 해변에서 브래지어를 벗고 있잖아요. 제가 엄마에게 ‘엄마도 벗어야 한다’고 얘기하니까 놀라시면서 말도 안 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해변에 도착해서 나이가 많은 사람이든, 적은 사람이든 상관없이 모두 브래지어를 벗고 있는 풍경을 보고 깜짝 놀라셨어요. 제가 브래지어를 벗어도 된다고 이야기 하긴 했지만, 엄마는 물론, 막상 저도 상의 탈의를 성공하지는 못했던 기억이 나요.

Freedom ©우야다 스튜디오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는 그런 모습이 익숙지 않기도 하고, 특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압박도 많죠. 아무도 나를 쳐다보는 사람이 없었는데도 성공하지 못했던 건 그런 사회에서 평생을 자라왔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제 그림 중 상의를 탈의한 할머니 그림을 보고 많은 분들이 해방감을 느끼시더라고요. ‘나도 언젠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그런 것 같아요. 저도 그리면서 그런 해방감을 느꼈던 작업이

었어요.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새롭게 느낀 점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맞아요. 저희 여행이 파리-리스-로마-피렌체 찍고 스위스로 넘어가는 여정이었는데, 엄마도 내가 여행에서 느끼는 것만큼의 즐거움을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에 스케줄을 조금 빡빡하게 구성했어요.


그런데 저는 엄마의 취향을 여행에 가서야 알게 된 거 있죠, 막상 여행을 가 보니 엄마는 많은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것보다 지나다니면서 보는 작은 자연물에 시선을 한참 뺏기시더라고요. 먹는 것도, 저는 당연히 프랑스니까 스테이크를 먹어야지! 하고 맛집 루트를 짰는데, 막상 식당에 가보니 엄마가 핏물이 있는 고기를 못 먹는 거예요. 결국엔 계획했던 맛집을 모두 포기하고, 요리를 할 수 있는 숙소를 잡아 한인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여행 내내 된장국을 해먹었어요. 하하하. 현지의 요리를 맛보는 것도 분명 여행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는데 엄마와의 여행에서는 전부 포기해도 재밌었어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제가 참 엄마를 많이 모르고 계획을 세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호기심 많은 어머니 ©우야다 스튜디오



그런 부분에서 제약도 많았던 반면, 엄마와 저는 무엇이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여행 파트너였어요. 스위스 뤼기 산에서 원래는 온천을 가기 위해 유람선을 타야 했는데, 온천에 가다 말고 선착장 바깥으로 호수 수영장이 보이길래 엄마와 함께 호수에서 새들이랑 같이 수영을 한 일화가 있는데 절대 잊지 못해요, 하하. 정말 즉흥적이었죠.


이런 여행의 경험을 통해 같이 살고 있고, 당장 내 옆에서 있는 존재라고 해서 그 사람의 전부를 알지는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개인적 경험으로는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간다면, 관광 코스보다는 자연이 가득한 곳을 추천해요. 엄마는 아직도 관광코스에서 본 모든 것을 ‘거시기’라고 부르시곤 해요. 아직도 TV 여행 프로그램에서 저희가 갔던 관광지가 나올 때면 “우리도 ‘거시기' 앞에서 사진 찍었잖아!”라고 하시거든요. 하하.




노년에 대한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해 주시는 만큼, 작가님이 꿈꾸는 노년기의 모습이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제가 나이들었다고 해서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저의 희망사항으로는... 일단 건강하다는 전제하에? 하하.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토마토 같은 식물을 키우면서 좀 여유로운 아침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집에서 토마토를 키우고 있는데, 이게 되게 좋더라고요. 그리고 요즘은 바쁘면 끼니를 거르거나 대충 챙겨 먹게 되는데, 나이가 좀 들고 나서는 최대한 건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며, 식사 또한 건강한 것들로 챙겨 먹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나머지 시간엔 그림을 그리고, 스포츠도 즐기고 싶고요.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더욱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네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제 활동도 계속하고 싶어요!



포스가 대작가 ©우야다 스튜디오




그렇다면 작가님께서 최근 사랑스럽다고 느낀 할매 할배는 누구였나요?

최근 유퀴즈 <나태주 시인 편>에서 나태주 시인님을 뵈었던 것이 정말 인상 깊어요! 개인적으로 아는 분은 아니지만요, 하하. 저는 나이를 먹으면 중력 때문에 누구나 입꼬리가 처지는 것일까? 생각해왔는데 그분의 입매를 보며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웃음 자체가 일상이신 거 있죠.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시는 모습을 보며 정말 건강하신 분이라는 게 화면을 통해서도 느껴졌어요. 저도 그분처럼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죠.




작가님의 작품 중 가장 애정하는 작품은 무엇일지 궁금해요.

최근 작품 중에 가장 좋은 건 낮잠을 자고 있는 할머니 그림이요. 그냥, 이 순간 자체가 달콤하지 않나요? 왜 좋은지 구구절절하기 설명하기보다는, 딱 보고 좋다는 느낌이 드는 게 좋은 그림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그림은 한 번에 마음에 드는 그런 느낌이에요.



ZZZ ©우야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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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가의 노인을 그리는 것 다음은?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신 지 어느덧 3년이 흘렀어요. 작업을 시작했던 초반과 지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할 때 저에게는 ‘회사에 들어가지 않는다’ 옵션이 없었어요. 최대한 빨리 커리어를 시작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막상 회사를 나오고 보니 회사 밖의 생활이 훨씬 재밌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냥 일 자체가 재밌어진 건 물론이고, 내 가능성이 더 커진 느낌이었죠.


확실히 작업을 하기 전, 예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한참 회사 다닐 땐, 여유가 없으니깐 저를 잘 못 챙겼거든요. 지금은 나를 챙길 여유가 조금 생겨서 불안하거나, ‘지금 놀 때가 아닌데’ 같은 생각은 안 하게 되었어요.




최근에는 박막례 할머니의 두 번째 책 ‘박막례시피’의 굿즈 디자이너로 참여하셨어요. 박막례 할머니를 ‘우야다 스튜디오의 이상향’ 이라 표현하신 적이 있으신 만큼,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아쉽게도 코로나 상황이라 박막례 할머니를 직접 뵙지는 못했고, 에디터님을 통해 할머님의 굿즈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도 원래 박막례 할머님의 팬이었기 때문에 작업 과정이 즐거웠던 기억이 나요. 캐릭터같은 느낌을 살려야 하는지 실물의 느낌을 살려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할머니의 캐릭터적인 느낌을 살린 작업으로 잘 나왔다고 생각해요.




작업에 대한 열정이 굉장하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에 꼭 해보고 싶으신 작업이 궁금해요.

주제를 조금 더 확장해볼까 해요. 처음엔 제가 여유를 가지고 싶어했었기 때문인지 이전까지는 제가 그려낸 노인들은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주로 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같은 노인을 그리더라도 방향을 세분화해서 그리게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활동적인 노인을 그려보고 싶어요. 여유 있는 모습, 활동적인 모습, 그다음은 또 다른 모습이겠죠?


페인터/여기공 ©우야다 스튜디오




그리고 최근에는 손 그림에도 관심을 많이 두게 되었어요. 디지털 작업을 하며 손그림의 맛을 잊고 있던 것 같아서 요즘 다시 화실을 다니고 있어요. 자연물 소묘를 배우고 있는데, 소묘의 방법들이 디지털화와는 정 반대에 있잖아요. 소묘는 지우고 문대고, 또 선을 문대고. 디지털의 간단한 방법과는 너무나 달라서 색달라요. 나중에는 손그림 위주로 그릴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도 아닌 명실 ©우야다 스튜디오




사람들에게 어떤 작가로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나요?

어떤 작가라기보단..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살다 보니 재밌고, 웃기고, 귀여운 게 최고인 것 같아요. 하하하.





TMI PARTY 🤹‍♂️


꽤 오래 ‘김신영 머리 스타일’에 빠져 계셨다고 들었어요. 요즘에는 새롭게 꽂히신 스타일이 있으신가요?

저는 여전히 이 김신영 머리가 너무 귀여워요. 하하. 이런 스타일을 고집하면, 디자이너 분께 귀엽게 잘라달라고 할 것 같지만 저는 항상 세련되게 잘라달라고 하거든요. 정확히는 “이지적이고 세련되고, 잘나가고. 대성할 것 같은 스타일로 해주세요!”라고 부탁드려요.


©우야다 스튜디오




한번 숏컷을 해보고 나니 조금만 길면 치렁치렁하다고 느껴져서 짧은 길이를 유지하게 되더라고요. 머리가 길면 아무래도 자세와 행동에 제약이 생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머리를 한 번 잘라보니, 유지하게 될 수밖에 없어요. 시원하고 편하네요!




좋아하는 옷 스타일도 궁금해져요.

편하고 헐렁한 옷이면서, 작은 디테일이 있는 옷이 좋아요. 예를 들어 포켓이 있다든지, 자수 포인트가 있다든 지 하는.



Inner Peace ©우야다 스튜디오



작가님에게 이너피스를 주는 대상은 무엇인가요?

솔직히... 저는 거의 이너피스한 상태예요. 감정기복이 심하지 않고, 속에 담아두는 편도 아니라서요 이너피스가 방해될만한 일이 생기면 주변에 잘 털어놓는 편이에요. 말하면서 풀리는 것도 있고, 생각 정리도 동시에 돼서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면 다 풀리는 것 같네요!




작가님 작품을 세 가지 해시태그로 나타낸다면?

여름, 할매, 자유



우야다 스튜디오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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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y interview

우야다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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