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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작품] 사라지는 빙하를 기록한 폰트, <1.5℃ Glacier>

최종 수정일: 11월 23일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

early 졸업작품 인터뷰 시리즈 #4



세상에는 신선하고 기발한 졸업작품이 매번 발표되고 있는데, 왜 이를 소개하는 콘텐츠는 없을까요?

early의 새로운 콘텐츠 <GRADUATION WORK-TERVIEW>은 전국의 졸업작품 중 가장 흥미로운 일부를 모아 독자분들께 소개합니다.


디자이너 신별은의 <1.5℃ Glacier>는 지구상에서 점점 사라지는 빙하를 폰트로 형상화한 영문 폰트입니다. 배리어블 서체의 연속성을 이용해 9개의 굵기(Weight) 스타일마다 온도를 지정하고, 기온이 올라갈수록 빙하가 녹아내린 듯한 모습으로 연출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죠.


네 번째 졸업작품으로는 현대인에게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폰트, 신별은 디자이너의 <1.5℃ Glacier>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1.5 Glacier

Variable Fonts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상에서 점점 사라지는 빙하를 형상화한 폰트.

배리어블 특유의 연속성을 이용해 글자가 가장 두꺼울 때에는 마치 얼음 산맥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기온이 오를수록 글자가 점점 얇아지면서 빙하가 녹아사라진 듯한 모습으로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반갑습니다! 별은님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주로 타이포와 3D 작업을 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신별은입니다. 현재는 시각디자인과를 재학 중이고, 2021년 8월에 <1.5°C Glacier> 폰트를 졸업작품으로 제작했어요.




<1.5℃ Glacier>은 어떤 작품인가요?

<1.5 °C Glacier> 폰트는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에 있는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 사라지는 모습을 배리어블 폰트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빙하가 점점 녹아야 글씨를 읽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1.5℃ Glacier> ©신별은




작품 제목에 1.5℃는 무슨 의미일까요?

1.5°C는 기후변화의 임계지점 온도예요. 산업혁명 이후 지구 평균 기온은 급격하게 올라 1.1℃가 올랐다고 해요. 그리고 앞으로 지구의 온도가 1.5℃ 이상 오른다면, 인간은 더 이상 기후를 통제하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어요. 감당할 수 없는 한계치에 다다르기 전에, 그 심각성을 경고하는 의미로 폰트 이름에 사용했습니다.



기온 변화가 야기하는 여러가지 현상 중에서도, ‘녹아내리는 빙하’를 주제로 삼은 이유는 무엇이었을지 궁금하네요.

졸업 작품의 주제를 생각해야 했던 당시, 저는 한창 자연 다큐멘터리에 빠져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극지방의 생태계를 보여주는 편이 가장 인상 깊게 남았어요. 북극의 생명체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모습이 마치 최근 코로나19로 감당하기 어려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간의 모습과 겹쳐 보이더라고요.


저는 관심 있는 주제가 생기면 파고드는 성격이라, 총 여덟 편이던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이틀 만에 전부 시청하며 기후 위기 문제에 심각성을 크게 깨닫게 됐어요. 이후로도 관련 기사나 유튜브 영상들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졸업작품 주제로 정하게 되었죠.


처음엔 '삼림', '대기', '빙하' 이렇게 세 가지 주제로 나눠 환경문제를 다루려고 아이디어 스케치까지 작업을 했었어요. 그런데 작업을 하면서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빙하라고 생각했고, 한 가지 주제로 집중해 빙하 폰트만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1.5℃ Glacier> 작업 과정 ©신별은




기후 위기의 문제를 '폰트'로 표현했다는 점이 특별한데요. 게다가 배리어블 폰트죠.

환경을 주제로 뻔하지 않으면서 저만의 색깔을 담은 시도를 해보고 싶었어요. 어떻게 하면 타이포로 쉽고 재미있게 이 주제를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배리어블 폰트를 잘 이용한다면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현대인들에게 보다 직관적으로 자극을 줄 수 있겠다 생각했죠. 온라인 환경이 더 익숙한 시대의 흐름과도 잘 맞아떨어지고, 활용성 측면에서도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을 거라 보았어요.


제 폰트가 배리어블인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배리어블 폰트는 한 폰트 파일 안에 디자이너가 설정한 속성마다 임의의 값을 적용하면 그에 맞는 폰트 모양이 만들어져요. 하나의 글꼴 파일로 다양한 형태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죠. 이 점이 '직관성' 측면에서 유용하다고 생각했어요. 배리어블 폰트의 변수값을 지구의 온도로 지정해, 직접적으로 빙하가 녹아 사라진듯한 모습을 보여주기 가장 적합했으니까요.




<1.5℃ Glacier> Thin - Heavy 비교 ©신별은




각각의 굵기에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나요?

<1.5℃ Glacier>에는 일반 글꼴과는 다르게 9개의 두께(Weight)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요. Heavy(진한 볼드)는 산업화 시기 이전의 빙하의 모습을 의미하고, Thin(매우 가는)은 지구온난화로 더 이상 빙하 유실 현상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을 뜻하는데요.


'Heavy'에서 'Thin'으로 가는 과정에는 '-1.5℃' ,'-1.2℃', '+0℃' 등 0.3℃ 단위로 '+1.5℃'까지 이름이 붙어있어요. 기온이 점점 올라갈수록 글자의 형태 점점 얇아지면서 빙하가 녹아 사라진 듯한 형상을 표현했죠.




<1.5℃ Glacier> ©신별은




Heavy 굵기의 글씨는 빙산 형태를 참고했어요. 글자 가로 길이가 글자 고정폭 보다 더 길게 디자인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에요. 이 상태에서 글자들을 나열하면, 글자들이 겹치고 자간 공간이 사라지게 되면서 큰 빙하의 산맥처럼 보이게 되는 모습을 의도했어요.


Thin은 얼음이 녹아서 기울어진 모습처럼 표현하기 위해 글자 축을 기울였어요. 그리고 글자 아래 획의 끝맺음 부분에 세리프를 길게 넣어서 얼음이 녹아 물이 고여있는 모습처럼 보이게 연출했습니다.




이런 디테일이 <1.5℃ Glacier>의 매력인 것 같아요. 작업을 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나요?

아무래도 폰트 디자인을 할 때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가독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얼음이 녹았을 때의 특징과 질감을 내기 위해 보정 작업을 정말 많이 했죠.


그리고 타이포 디자인은 수치보다 눈의 감각으로 해야 하는 정교한 작업이기 때문에, 매일 보정해도 다음날 작업을 보면 눈에 띄는 곳이 꼭 있어서 수정 작업이 오래 걸렸어요. 이런 부분 때문에 저는 타이포 디자인을 할 때 보통 80%의 시간은 시각 보정하는데 투자하고는 해요.





<1.5℃ Glacier> 프로세스북 ©신별은




폰트뿐만 아니라, 작업 전반에서 다루는 내용이 포함된 영상과 웹 페이지, 프로세스 북까지 함께 작업하셨죠. 대략적인 총 작업 시간이 궁금해져요.

제가 다니는 학교는 졸업작품을 두 개를 만들어야 해서, 다른 작품을 병행하며 폰트를 제작했어요. 기획부터 전시까지 6개월 정도 걸렸네요. 기획부터 폰트 작업까지가 3개월, 이후 후반에 작업했던 영상과 웹페이지, 포스터와 프로세스 북, 1.5℃ 양초를 제작하는데 또 3개월 정도가 걸렸어요. 자세한 제 작품 이미지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별은님은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나요?

미래에 제가 어떤 디자인을 하고 있을지 확실하게 얘기하긴 어렵겠지만, 분명한 건 항상 성장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거예요. 디자이너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는 지금 가장 관심있는 3D와 타이포 작업을 병행하며 좀 더 스킬적인 부분을 닦아나가고 싶어요.




신별은 <1.5℃ Glacier> page

https://1dot5dossiglacier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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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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