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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렌, 깊은 울림을 주는 일렁임


<pjparty> ©songelain.e

Editor comment


송일렌 작가가 그리는 인물과 사물, 배경은 일정하지 않다. 송일렌이라는 렌즈를 통해 재해석된 새로운 색감과 굴곡이 덧씌워지기 때문이다. 그가 그리는 불분명한 이목구비와 일렁이는 사물들은 정적인 평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어느새 살아있는 스토리가 된다. 특히 카코포니의 <I am sorry> 뮤직비디오에서 극적인 감정을 빛으로 표현한 연출에 그가 얼마나 내면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고, 오랫동안 마음속 일렁임에 집중했을지 짐작이 됐다.


내면의 복잡한 단면을 일렁임으로 보여주는 작가의 이야기는 어떨까. 이번 early 인터뷰에서는 2D와 3D 사이에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에 집중해 ‘움직임’을 만들어가는 송일렌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Interview



송일렌


"돌이켜보면 그만큼 감정과 어떤 방황의 감각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고 했고,

그 순간순간의 시간을

시각적인 것으로 구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작가와 작품



안녕하세요, 송일렌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을 주로 작업하고 있는 송일렌입니다.




작가님의 최근 작품 몇 가지를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근래 작업한 작품 중 현재 온라인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작업은 지난 2020년 지원사업을 통해 작업하게 된 뮤지션 카코포니님의 정규 2집 앨범 [夢 (DREAM)] 수록곡인 ‘I am Sorry'의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입니다. 노래의 가사에서 중점으로 다루는 인식, 감정, 특히 각별한 관계의 끝을 향할 때 느끼는 감정들을 빛으로 상징해 증폭되면서도 사라지는 것으로 비유하고 싶었습니다.


또, 개인작업으로 일러스트도 종종 그리고 있습니다. 크나큰 주제를 가지고 연속적으로 작업을 만들어가는 것보다는, 즉흥적으로 그리고 싶은 것들이 있을 때마다 그리고 있어요.


<I am Sorry> still cut ©songelain.e




작가님께서 작업하신 ‘2020 인디애니페스트 릴레이 애니메이션'도 궁금해요! 어떤 내용인가요?

릴레이 애니메이션은 2010년부터 '인디애니페스트'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인데요. 다양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애니메이터들이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받으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매년 참가 공모를 열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2019년에 공모를 통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번 2020 릴레이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6인의 애니메이터들이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순서대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습니다. 재활용 과정 속 생기는 문제들과 해양오염을 막기 위해 사용한 플라스틱 컵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담겨 있어요.




2020 인디애니페스트 릴레이 애니메이션 ©songelain.e



블렌더에서 2D와 3D 사이의 느낌을 구현하는 작업 방식이 특별하다고 느껴져요.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의 간극을 오가며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비주얼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았고, 어떠한 것을 표현할 때 한계를 지정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있어서 3D를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독학이라는 말은 너무 멋진 것 같네요. 그냥 유튜브를 보고 따라 하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정적인 이미지 속에 담겨있는 스토리를 더 비춰주며 극적으로 표현해 줄 수 있는 장치가 되어준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still here still life week 43> ©songelain.e




SNS에 업로드해 주신 초반 작품을 보면 손그림 작품이 많아요. 작업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큰 포부를 가지거나, 어떠한 계획을 세워서 작업 방식을 다르게 한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다른 도구에도 흥미가 생기는 과정에서 바뀐 것 같습니다. 다른 도구를 사용해서 그린 그림은 어떤 느낌일지 항상 궁금합니다.



<peckham> ©songelain.e




다양한 작업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하시는데, 모든 작품에 송일렌 작가님만의 느낌이 나는 게 신기해요.

먼저 그렇다고 말씀해 주신 점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작업 방식을 시도해보면서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고민은 항상 하고 있었는데, 아직은 더 많이 경험하고 배우려는 마음가짐으로 개인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그럼 현재 작가님께서 가장 재미를 느끼는 생각하는 작업 방식은 무엇인가요?

지금 가장 재밌다고 느끼는 작업 방식은 손 그림을 바탕으로 디지털 작업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방식을 합쳐 색다른 느낌을 만들어 내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nightwalk> ©songelain.e



작가님만의 분위기를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어떤 주제이든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시각으로 보면 작업에 임하는 마음을 가볍게 잡고 접근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가 멋진 것을 보여주겠다는 욕심은 항상 '좋은 작품'이라는 결말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욕심과 외부에 보일 분위기와 해석을 신경 쓰며 밸런스를 잡는 게 오히려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기도 하고 어려운 부분인 것 같네요. 이런 생각들이 작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저만의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 전체적으로 최소화된 선만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려셔서 그런지 작가님 작품에서는 초현실과 반추상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것 같아요.

극적인 연출과 초현실주의를 다뤘던 화가들의 그림을 항상 좋아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저의 개인적인 취향과 선호도에 의해 이런 화풍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Gaze, 2018> ©songelain.e




작가의 가치관



'일상에서 보이는 모든 것에 자신만의 움직임이 있다'고 말한 소개글을 보았어요. 작가님께서 주로 영감을 받는 움직임은 어떤 것일지 궁금해요.

한창 개인 작업을 할 때 고민해서 적었던 소개글로 기억합니다. 저만의 스타일이 아직 있는 건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겠던 시절에 감사하게도 인터뷰를 하게 되었고 급하게 제 작업을 돌아보다가 생각해 낸 문구였습니다.


고뇌해서 적은 글이 아니었기에 그렇게 제 안에서 잊힐 것이라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지금은 저에게 큰 울림이 있는 말이 되었네요. 움직임, 변화라는 것은 끊임없이 내면에서도 외부에서도 알게 모르게 일어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그런 미세한 변화들이 저의 작업 방식과 스타일에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untitled.2021> ©songelain.e




작가님의 작품을 관통하는 세계관이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것 같은데요.

작업에 관통하는 주제는 항상 내면의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만큼 감정과 어떤 방황의 감각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 했고, 그 순간순간의 시간을 시각적인 것으로 구현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본인의 치열함에 심취했던 때가 많았던 것 같기도 하네요.


결국엔 저의 그런 치열함도, 저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내어준 우리 가족과 주변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어떠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선 아직 생각의 폭과 깊이를 더 넓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작업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night walk2> ©songelain.e




작업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궁금해요.

요즘은 작업을 시작하면 마무리까지 잘 해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 어떤 좋은 구상을 해도 결과물이 그것과 상응하지 못한다면 아쉬운 마음이 먼저 들더라구요.




작가의 성장



앞으로 제작해보고 싶은 모션이나 애니메이션은 무엇인가요?

애니메이션이란 매체의 특성상 시간이 오래 걸리고, 현재 1인으로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덜어내고 심플한 비주얼로 영상을 만들 때가 많은데요, 기회가 된다면 꼭 제가 이미지 매체로 그리는 것들과 비슷한 정도의 디테일과 색감들을 담은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sangsustation> ©songelain.e




예전과 비교해 작가로서, 혹은 개인으로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한 층 성장했다’ 라고 느낀 건 아무래도 최근에 한 뮤지션 카코포니(Cacophony)님과 함께한 뮤직비디오 작업입니다.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는 단계는 비슷하지만, 분명히 작품마다 다른 창작 과정이 있는데, 심층적으로 제가 어떤 부분에서 흥미를 느끼고 수월하게 작업을 하는지, 장기적으로는 시간을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지…등등, 뮤비 작업을 하며 처음으로 맞닥뜨린 것들이 많았기에 새로운 감각들을 통해 모르고 있었던 저의 반응을 볼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다른 분야의 창작자인 뮤지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경험도 무척 뜻깊었습니다.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어떠한 방식의 작업일지라도, 오랫동안 해 나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에 남고 싶나요?

스타일이 있는 작가로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




<blue paint, 2019> ©songelain.e




TMI PARTY 🤹‍♂️



뮤직비디오 제작에 많은 관심을 두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앞으로 꼭 함께 협업해 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요?

아직 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해 본 경험이 적어서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아티스트 분들을 만나 뵙고 싶은 게 저의 바람입니다.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실험적인 것을 시도해 보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꼭 같이 협업이나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작가님이 좋아하는 영화를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바스타즈: 거친 녀석들’

누군가가 영화 추천을 해달라고 할 때마다 항상 거론했던 영화입니다.

송일렌 작가의 작업실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무엇인가요?

시간을 알차게 쓰고 싶습니다. (아침잠이 조금 적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동세 표현이 인상 깊어요. 작업하시면서 직접 동작을 해볼 때도 있나요?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할 때도, 급하면 제가 얼른 동작을 만들어서 레퍼런스를 만들 때도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세 가지 키워드로 나타낸다면?

일렁임. 모호. 꿈.


<around dawn, 2018> ©songela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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