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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작품] 당신이 처음 만나볼 체스 <CLOSED GAME>

최종 수정일: 10월 12일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

early 졸업작품 인터뷰 시리즈



세상에는 신선하고 기발한 졸업작품이 매번 발표되고 있는데, 왜 이를 소개하는 콘텐츠는 없을까요?


early의 새로운 콘텐츠 <GRADUATION WORK-TERVIEW>에서는 전국의 졸업작품 중 가장 흥미로운 일부를 모아 독자분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희도 직접 졸업작품을 제작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이들이 쏟아부은 노력의 가치가 돋보일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준비했어요. 이제 막 사회로 발돋움하는 이들의 기발한 상상력이 담긴 작품으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소개할 첫 작품은 체스 기물의 형태와 움직임을 재해석한 문아연님의 <CLOSED GAME> 입니다.





CLOSED GAME


체스 기물의 '형태' 그 자체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그래픽 디자인. 기존에 우리가 많이 봐왔던 체스 기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파트1>, 일정한 모양이 없는 변형체스의 모습을 상상으로 담아낸 <파트2>, 나이트 기물의 이동에서 나타나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시각적으로 담아낸 <파트3>으로 나눠져 있다.





반갑습니다 문아연님!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아연처럼 누구에게나 필요한 존재이자 활력을 주는 디자인을 하고 싶은 문아연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CLOSED GAME>은 어떤 작품인가요?

이 작품은 저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체스 그래픽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체스 기물은 본래 게임을 플레이 할 때 각각의 피스를 식별하기 위한 형태로 존재하지만, <CLOSED GAME>에서는 단순한 식별을 위해서가 아닌 체스 기물의 '형태' 그 자체에 집중했습니다. 파트별로 가장 기본적인 Staunton 체스, 여러 변형 체스들과 나이트 기물의 이동에서 나타나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재해석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체스의 모양을 새로운 시선으로 담아낸 점이 흥미로운데요, 원래 체스에 관심이 많으셨나 봐요.

저의 관심을 끄는 소재는 항상 작고 소소한 것인 경우가 많았어요. 크기가 작으니까 오히려 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게다가 온라인 게임부터 보드게임까지 두루 즐겨 하는 제 성향이 반영되서인지 평소에 주사위같이 작은 '놀이도구'를 소재로 디자인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특히 '체스'가 흥미로웠던 이유는 각각의 기물에 각자의 역할이 모두 주어져 있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형태도 모두 다르고 그 안에 담긴 뜻과 의미, 플레이되는 방식까지도 다 다른데,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각자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점이 어딘가 우리네의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체스에 대해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지면서 졸업 작품의 주제도 '체스'라는 소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파트1 Personal reinterpret

<CLOSED GAME> 파트1 ©문아연




<파트1>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첫 번째 파트인 Personal reinterpret에서는 우리가 많이 보아온 Staunton 체스 기물인 킹, 퀸, 비숍, 나이트, 룩, 폰을 온전히 저만의 시각으로 여러 방향과 각도에서 바라보았습니다.




<CLOSED GAME> 파트1의 ROOK ©문아연




이런 체스 모양의 재해석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기획의도는 무엇일까요?

같은 사람을 보더라도, 사람들마다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잖아요. 저는 지금까지 관심이 있는 사람을 볼 때 저 나름대로 분석하며 판단하고는 했는데, 그 사람에 대해 제가 내린 결론과는 전혀 다른 판단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평소에도 이런 '개인이 가진 독특한 관점'에 대해 작품에서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체스 기물도 일정하게 모양이 정해져 있지만, 그 물체를 보는 여러 시선과 관점을 저만의 시각으로 담아냄으로써 세상에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죠. 그래서 체스판 패턴 위에 여러 도형이 엮어져 나뒹구는 모습을 표현한 그래픽은 가장 저의 시선에 가까워요. 기물의 형태를 저만의 기준으로 분해하고 그걸 제멋대로, 제 방식대로 합쳐서 어우러지게 만들었거든요.





파트2 Variant fairy pieces


<CLOSED GAME> 파트2 - 상상 속 변형체스들 ©문아연




<파트2>의 주제인 '변형 체스'는 무엇인가요

변형 체스는 좀 생소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체스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획일화된 형태로 존재하는 체스가 아닌 사람들의 상상에 의해 존재하는 체스 기물의 형태입니다. 보통 여러 가지 동물과 신화가 결합된 형태로 그려지지만 특정하게 정해진 형태가 존재하지는 않는 기물들이죠. 그럼에도 나름의 플레이 방식이 존재하더라고요! 이 점이 저의 상상력을 자극했어요.




실제로 정해진 형태가 없는 기물을 새롭게 창작하면서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썼나요?

첫 번째로는 이 기물의 특징과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이 잘 드러나는가, 두 번째로는 결합하고자 하는 동물과 기물의 형태가 잘 어울리는가를 중점으로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AMAZON같은 경우에는 뱀인데, 예민하고 날카로운 느낌을 나타내려고 기물 끝을 뾰족하게 만듦과 동시에 뱀은 얇고 긴 형태여서 그 점을 보완할 수 있게끔 아래쪽에는 무게감이 느껴지게끔 디자인했어요.





파트3 Knight's tour

<CLOSED GAME> 파트3 - 나이트의 여행 ©문아연




파트3에서는 나이트의 이동에서 나타나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그래픽으로 나타냈죠! 많은 기물들 중에서도 '나이트'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나이트의 여행은 체스보드 안에서 나이트가 모든 칸을 한 번씩만 갈 수 있는 패턴을 말해요. 체스 기물 중에서 이렇게 이동할 수 있는 기물이 나이트밖에 없고, 나이트가 가지고 있는 플레이 이동 규칙에 의해서만 가능한 패턴이에요.


저는 이 나이트의 여행을 보면서 나이트가 모든 칸에 발자취를 한 번씩 남기고 가는 모습이 마치 시간의 흐름과 그 후에 남은 역사를 뜻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시대별로 발견된 나이트 여행의 패턴을 모티브로 연도별로 소개하듯이 보여줬습니다.




파트1,2,3으로 나눠진 데다가, 체스 자체로도 많은 기물들이 있다 보니 제작 과정이 험난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기획부터 시작해서 5개월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시작하고 한 달은 소재를 선정하고 체스에 관해 여러 조사를 하며 컨셉을 기획하는 데에 시간을 썼고요. 대부분의 작업 기간은 컨셉에 맞춰 그래픽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책 레이아웃을 구성하는 데 시간을 썼습니다. 마지막 한 달은 전체적으로 정리를 해보면서 책 실제작을 했어요.


또 제가 평소에 모션 포스터에 관심이 많았고 멈춰있을 때보다 훨씬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제 그래픽에 움직임을 넣어 gif를 만드는 작업을 마무리로 해줬습니다.



<CLOSED GAME> 제작과정 스케치 ©문아연




가장 의도대로 잘 표현된 기물의 디자인을 꼽는다면?

파트1에서 룩 기물이 가장 잘 표현된 것 같아요. 룩의 형태는 성벽을 띄고 있는데, 성벽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단함과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 그리고 각이 살아있는 느낌이잖아요? 그러한 점들이 잘 보이게 표현됐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파트1 룩의 세 번째 장에서는 단단한 성벽이 유연한 형태로 흔들리는 모습을 그렸는데 오히려 기대와 반대되는 성질로 표현했을 때 거기서 오는 모순이 재밌게 느껴졌어요.




<CLOSED GAME> 파트1 룩 세번째 장 ©문아연




반대로, 작품을 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파트2의 변형 체스 부분이 가장 고민도 많이 하고 수정도 꽤 했었어요. 변형 체스라는게 잘 알려지지도 않는 체스 기물이라 얕은 정보를 가지고 상상하고 만들어 낸 작품이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정보가 많이 없다는 점 때문에 그래서 가장 제 마음대로 재해석한 작품이고, 가장 애정이 가고 흥미를 느낀 부분입니다.




<CLOSED GAME> 파트2 변형체스 ©문아연




요즘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최근에는 이 작품으로 이번에 양재AT센터에서 열리는 디자인 코리아 2021행사에서 '주니어디자이너잡페어'부분에 참가했어요. 특히 공들였던 작품이니만큼, 외부 행사에서 전시까지 진행하게 되어서 뿌듯했습니다.




디자인 코리아 2021 <CLOSED GAME> 전시 전경 ©문아연



작은 '놀이도구'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 것 같나요?

제가 새롭게 만든 형태의 놀이도구를 만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제가 만들어낸 형태와 룰의 보드게임 패키지 같은 것이요. 재해석말고 완전히 제 생각이 담긴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그리고 가장 최근 관심있게 보고 있는 도구로는 트럼프 카드예요. 어찌 보면 체스와 비슷하게 카드마다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점에서 특히 흥미롭더라고요!



맨 처음의 소개에서 꼭 필요한 존재이자, 활력을 주는 디자이너를 꿈꾼다고 하신 게 인상 깊어요. 문아연님이 생각하는 '필요한', '활력을 주는' 디자인은 무엇인가요?

저는 디자인에는 기존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것, 대중들이나 주위의 관심에서 소외되었던 것, 하찮은 것이라고 여겨지던 것들도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있다고요. 저는 그런 눈에 띄지 않는 일들도 다시 한번 주목받고, 빛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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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아연

CONTACT : mun01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