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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색연필로 진하게 채워 넣은 평온함


©mugung.hwa


Editor comment


우리는 영화를 보며 주인공과 비슷하다고 느낄 때 위로와 감동을 받고는 한다. 무궁화 작가는 이런 인상 깊은 영화 속 한 장면을 잘 포착해 내는데, 꼭 영화 같은 순간만이 아니라 일상적인 순간도 자기만의 스타일로 표현해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특유의 빽빽하게 채워 넣은 색연필 질감과 따뜻한 색감으로 일상의 한 장면을 편안함으로 가득 채워 주는 것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누구에게나 어디든 스며들 수 있는' 그림을 추구한다고 말해주었다. 그래서인지 작품 속의 웃고 있는 인물을 보면 나도 모르게 언젠가 내가 겪었을, 혹은 나중에라도 경험하고 싶은 편안한 순간의 나를 상상하게 되는데, 그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힘이 있어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 early의 인터뷰에서는 편안한 색채와 감성을 담은 그림으로 위로를 전해주는 무궁화 작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Interview



무궁화


"제 그림이 안식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을 보고 있는 순간만큼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마음이 편안했으면 좋겠어요."



작가와 작품


안녕하세요 무궁화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무궁화無窮畵’라는 이름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민주라고 합니다. 스쳐 지나갈 만한 일상의 순간들이 가진 특별함을 그리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mugung.hwa



한동안 소식을 들을 수 없어 궁금하고 보고 싶었어요! 작가님의 요즘 근황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재작년부터 영상을 편집하고 디자인하는 일을 하게 되었어요. 회사에 소속된 상태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제가 제작한 영상을 보신 분들도 있겠죠?


원래 계획했던 진로는 아닌데, 어쩌다 보니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게 되어 남들보다 끙끙 앓으며 일해야 했던 탓에 그림을 잠시 접어두게 되었어요. 일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그림을 많이 보여드리지 못해 매일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을 소개해 주세요.

특별히 애정을 두고 있는 작품은 없습니다. 제 손으로 그려낸 그림이 저에게만큼은 동등한 애정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패터슨》 ©mugung.hwa



작가님의 작품은 색연필로 빽빽하게 칠한 질감 표현이 특징이에요. 이러한 방식을 고수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손힘이 센 편이라 힘쓰지 않고도 진하게 색을 뽑아내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은은하게 채색하는 분들이 부러워서 콤플렉스였는데, 역으로 이걸 제 그림의 특징으로 잡으면 어떨까 해서 자연스레 저만의 그림체가 잡히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는 작업 과정이 궁금해요.

스케치북을 한 장 뜯고 2번 접어 자른 뒤, 작은 크기의 종이를 만들어 색연필로 그림을 그려요. 따로 스케치는 하지 않는데, 스케치를 하게 되면 연필의 흑연이 약간이라도 남아 있을 경우 밝은 색은 지저분하게 칠해지기 때문이에요. 그림에 (채색이 삐져나간다거나 하는) 어긋남이 있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라인을 가장 마지막에 그리는 편이에요. 다 그리고 나면 스캐너로 스캔을 하고 원본과 최대한 비슷한 색으로 보이도록 약간의 보정을 거쳐 완성합니다.

©mugung.hwa



행복함과 편안함을 잘 표현하신다고 생각했어요. 이러한 감정을 그림에 담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그림 속 상황을 고스란히 느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인물을 배치함으로써 이 그림을 보시는 분들도 동일한 감정을 느꼈으면 했고, 누구나 그림 속 인물을 자신과 대치할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나도 저런 적이 있었지’ 혹은 ‘나도 저랬으면 좋겠어’ 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림에 인물을 한 명만 그리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인데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mugung.hwa



작가님 그림은 항상 인물들이 미소를 머금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에요. 그래서 보는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은데요. 작가님께서 이러한 편안한 분위기의 그림을 추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살아가는 게 행복하지만은 않잖아요.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살아가면서 행복한 일보다는 힘들고 슬픈 일들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행복의 지속력보다 힘들고 슬픈 일의 지속력이 더 길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리는 그림에서만큼은 행복하고, 편안하기만 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쉬고 있는 모습의 그림이 많고, 특별한 상황보다는 누구나 겪어볼 만한 일상에서의 장면을 그리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작가의 가치관


필명 무궁화는 ‘무궁무진한 그림’이라는 뜻이라고 알고 있는데, 작가님께서 생각하는 무궁무진한 그림은 무엇인가요?

누구에게나, 어디든 스며들 수 있는 그림.

패브릭 포스터 ©mugung.hwa



작가님의 작품을 통해 위로받고, 공감이 많이 된다는 분들이 많아요. 작가님만의 따듯한 그림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제 그림이 안식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을 보고 있는 순간만큼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마음이 편안했으면 좋겠어요. 그뿐입니다.


《그래도 오늘은 좋았다》 ©mugung.hwa



《그래도 오늘은 좋았다》 그림 에세이를 발간하셨어요. 에세이에서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셨는데, 작가님의 최근 ‘사소하지만 시시하지는 않은’ 행복의 순간을 공유해 주세요.

늦게 잔 다음 날 예상했던 것만큼 피곤하지 않을 때.



작가의 성장


작가님께서는 대학생 때부터 다양한 작품 활동과 콜라보 활동을 하시는 등, 정말 열심히 달려오셨어요. 번아웃이 여러 번 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작가님이 그런 시기를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아직 해결 중이에요. 예전에는 3일 내내 밤새우고 쪽잠 자도 어디서 힘이 솟아나는지 다 해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거든요. 그때 그렇게 살아서 지금 이렇게 건강이 안 좋아졌나 싶기도 하고… 내외적으로 제 자신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기운이 잘 안 나요.


사실 제가 그림을 쉬게 된 이유도, 회사를 다니게 되어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진 것보다 이 이유가 가장 커요. 앞으로도 헤쳐나가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인생에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던 순간들》 ©mugung.hwa


《그래도 오늘은 좋았다》와 《인생에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던 순간들》이라는 두 개의 책을 집필하셨어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작가로서나 개인으로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그래도 오늘은 좋았다》 원고를 준비할 땐 대학생이었고, 《인생에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던 순간들》 원고를 준비할 땐 회사원이었어요. 저를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다 보니 세상을 보는 관점이 꽤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그다지 긍정적인 변화는 아닌 듯 해요.

©mugung.hwa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나요?

나를 위로해 주는 작가.


TMI PARTY 🤹‍♂️


작가님이 책 <인생에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던 순간들>에서 언급하신 작품들 말고도, 최근 인상 깊게 본 영화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최근 개봉한 <미나리> 추천합니다! 한예리 배우님을 좋아하기도 하고, 윤여정 배우님의 연이은 수상 소식에 무척 기대했던 영화인데 여운이 오래가는 영화였어요. 여담이지만 메가박스에서 나온 오리지널 티켓 굿즈를 3시간 차이로 못 받아서 너무 슬펐습니다…



과거 인터뷰에서 좋아하시는 카페에 대해 언급하신 것을 봤어요! 작가님이 요즘 제일 좋아하는 카페를 알려주세요 :)

요즘은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예전처럼 카페를 갈 수가 없어 정확한 답변이 어려운데, 작년부터 건강적인 문제로 커피를 멀리하게 되면서 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그때부터 계절마다 공허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찾아가는 티 카페가 있어요. 서울숲 근처에 있는 <맛차차>라는 곳인데, 예약제로 티 코스를 진행하는 곳이에요. 갔다 올 때마다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입니다!



종이를 색연필로 빽빽하게 채우려면, 사용하시는 색연필이 정말 빨리 닳을 것만 같아요. 제일 많이 사용한 색은 몇 번이나 다시 구매하셨나요?

입시미술 하던 때부터 쓰던 색연필을 아직까지도 이어서 쓰고 있어서 몇 번이나 다시 구매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보이는 것보다 색연필이 많이 닳진 않는데, 한동안 푸른 하늘을 많이 그리다 보니 하늘색 색연필을 가장 많이 구매한 것 같아요. 색상명은 메디터레이니언 블루라는 색이랑 클라우드 블루 컬러입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소소한 행복」 ©mugung.hwa



'소소한 행복'이라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만드신지 시간이 좀 흘렀는데, 지금 이모티콘 작업을 하게 된다면 그리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그때는 영상을 할 줄 몰라서 정지된 그림으로 이모티콘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아주 엄청난 실력은 아니지만 모션그래픽이 가능해서 이 능력을 활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꼭 이모티콘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인스타그램에 그림을 올릴 때도 움직임이 있는 그림을 올려볼까 생각 중이에요.



작가님의 그림을 세 가지 키워드로 표현한다면?

일상, 휴식, 평온.






#무궁화

#무궁화 인스타그램 @mugung.hwa

#무궁화 패브릭 포스터 《오늘의 하늘》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