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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작가 인터뷰] 복잡한 도시를 살아가는 당신을 위해



Editor comment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서있는 이 곳에 완전히 속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복잡한 도시를 살아가며 불안함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메아리 작가의 작품을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수많은 기호로 가득찬 이 도시를 현실과 환상 그 언저리에서 그만의 시선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창문 속 수만 가지의 삶이 도시의 무늬를 결정한다'는 그의 말처럼,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메아리의 도시는 오늘도 살아 움직이고 있다.



City paradise ©메아리





“안녕하세요. 현실과 이상,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풍경과 도시를 끊임없이 반복되는 루프 애니메이션으로 그리는 작가 메아리입니다.”




도시라는 소재부터 환상적인 색감까지, 한눈에 봐도 ‘메아리’만의 스타일이 느껴져요.

저는 예전부터 꿈이나 신화와 같은 ‘비현실적인 현상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세계’의 이야기들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도시들은 모든 사물의 원인과 결과가 설명 가능한, ‘이성과 과학’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 세상이 구현하지 못한 이야기를 그리워하며 작업을 하다 보니 저만의 몽환적인 색채로 그려나가고 있어요.




The Maze ©메아리


City paradise #3 ©메아리




‘도시’와 ‘숲’은 일반적으로 대척점이라 여겨지곤 하죠. 그렇다면 각각의 공간은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도시는 마치 살아있는 유기물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많은 기호로 뒤덮여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합니다. 게다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정보를 담고 있기도 하죠. 우리는 이런 도시에서 계속 살기 위해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들을 잊어버리고, 모습을 바꾸면서 나름대로의 적응을 통해 살아가게 됩니다.


반대로 숲은 그 혼란을 피해 쉴 수 있는 나만의 비밀 공간 같은 곳이에요. 그곳엔 잃어버리기 전의 나의 모습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고, 내가 언젠가 돌아가야 할 공간이죠. 도시가 현실이라면 숲은 꿈, 또는 의식과 무의식 같은 관계라 생각합니다.




City windows ©메아리




콘크리트로 막혀 있는 도심에서 창문을 통해 보이는 인물들은 유일하게 ‘살아있다’ 느껴져요. 작품 속의 창문들은 어떤 의미일까요?

차갑고 거대한 도시에서, 창문은 유일하게 인간의 생기를 표출할 수 있는 통로입니다. 우리는 창문을 통해 삶을 알 수 있고, 그 속에 담긴 각자의 이야기가 결국 그 도시의 무늬를 결정하고 있죠.


창문은 거대한 도시를 다 덮을 수 있을 만큼 많지만, 그 수를 다 알고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겁니다.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있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창문은 하나의 소우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Blue cat ©메아리




작품 속에는 꽤 자주 새와 고양이 같은 동물이 등장하는데요. 숲처럼 고층 빌딩이 빽빽한 도심 속에서 인간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생명체예요.

새와 고양이 모두 도시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도시를 방문하는 존재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도시를 걷다가도 이들을 꽤나 마주치기도 하고요. 인간이 태초부터 지금까지 도시에 적응하기 위해 만들어온 것이라면. 이들은 우리의 역사를 모두 알고 있는 도시를 방문한 여행자라고 생각해요. 그러고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죠. “이곳을 언젠가 떠나라, 우리들처럼 얽매이지 말고 너의 모습을 찾아서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라고요. 마치 태고의 언어로 우리 곁을 맴돌며 말을 걸고 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작업하고 있어요.




카카오 클립드롭스에서 공개한 <Hide and seek>에서는 그런 작가님의 세계관이 연속적으로 얽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맞을까요?

<Hide and seek>에서는 도시를 살아가면서 느끼는 불안감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분명 내가 두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 공간이지만, 완전히 속해있지 않은 것 같은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 있지 않나요? 지금 일에 대한 성취감을 얻지 못하거나, 현재 생활이 안정적이지 못해서 생기는 결핍에 의한 현대인의 감정이요. 우리는 언젠가 이곳을 떠나가야 한다는 불안감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불안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 거대한 불안의 감정은 예기치 못하게 나의 공간을 엄습하기도 하죠.


이번 작품에 연속적으로 불쑥 등장하는 요소들은 바로 이 불안과 맞닿아 있어요. 그것들은 어디에나 있지만, 우리는 애써 괜찮은 모습을 한 채 오늘도 그 불안들과 숨바꼭질을 합니다. 여전히 내가 아는 모든 공간의 단편들 속에 숨어있다가 갑작스레 만나게 될 수 있어요.




Hide and seek #1©메아리


Hide and seek #2©메아리




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에 대한 오랜 고찰이 느껴져요. 그래서인지 다른 작품 곳곳에서도 작가님만의 상상력이 담긴 포인트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개인적으로는 두 발이 달린 파란 나무 캐릭터가 재밌더라고요. 여기에도 어떤 서사가 담겨 있는 걸까요?

말씀해 주신 ‘움직이는 나무’는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에 등장하는 아이예요. 숲에 대한 내용인데,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작품 부분적으로 캐릭터들의 움직임으로 재미를 주고 있어요. 그만큼 비주얼도 풍부해진다는 점이 좋아요. 숲 이야기는 나중에 나무에 포위당한 도시의 이야기를 할 때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할게요.




Plant of desire ©메아리




이런 작품을 만들어내는 건 작가님께는 어떤 의미인가요? 계속 작업을 이어나가는 힘은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창조한다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 ‘작은 마법’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다름없어요. 내가 원하는 것들을, 상상을 현실에 재생 시켰을 때 느껴지는 만족감이 다음 작업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만들고요. 처음 작업했을 때보다 이제는 점점 상상하던 이미지와 더 가깝게 나오는 확률이 높아졌어요. 작업하는 절대적인 일정 시간이 늘면서 상상을 더욱 컨트롤할 수 있게 되겠죠!


사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몇 개 있는데,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거든요. 지금 제가 쌓아가고 있는 작업이 언젠가 그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하기 위한 연마 과정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나가는 힘이 되고 있어요. 물론 매 순간이 불안하고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깊은 동굴 안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매 순간이 불안해요. 하지만, 가끔 동굴 밖에 나갔을 때 누군가가 내가 쌓은 시간을 보고 마음에 울림을 느끼거나 내 이야기에 동감해 주는 순간들이 아름다워서, 힘이 나는 것 같아요.




메아리 작가님이 전하고 싶은 다음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최근 바빴던 여러 행사와 작업을 마무리하고 다시 새로운 도시의 이야기 시리즈를 계획하고 있어요. 그전에는 제가 생각하고 이해했던 도시의 거대한 모양과 세계를 설명하려 했다면, 지금 준비 중인 이야기들은 조금 더 세밀하게 도시의 모양을 구성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될 예정이에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





TMI PARTY 🤹‍♂️




TMI ① - 작가님의 작품을 세가지 해시태그로 나타낸다면?

#도시이야기#비밀의정원#움직이는그림




TMI ② - 어떤 공간을 가장 사랑하나요?

다양한 영감을 주는, 서울을 사랑합니다.




TMI ③ - 현재 작가님은 도시에서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제가 그려내고 있는 도시와 비슷한 도심에 살고있어요. 창문을 바라보면 창문이 보이는 서울 도심을 바라보며 오늘도 그 안에 어떤 이야기를 할지 영감을 받습니다.




그림도시 포스터북 ©메아리





TMI ④ - ‘메아리’라는 작가명의 뜻

보이진 않지만 어딘가엔 존재하고 있습니다.




TMI ⑤ - 주로 쉴 땐 어떤 일을 하나요?

정말 쉴 땐 아무것도 안합니다. 불멍 하는것처럼 생각도행동도 안하구 누워있어요 아니면 카페에 아무것도 안가지고 가서 그냥 커피만 마시고 창밖구경 하기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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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mmmeari_april

비핸스 https://www.behance.net/mmmeari_april

픽스필즈 http://pixpills.com/mmmeari/